2009년 10월 26일
써로게이트

과연 인간의 존엄성이란 존재하는가라는게 이 영화를 보고서 떠오른 생각입니다요.
요새 계속 떠오르는 생각이긴 한데 영화를 보고나서 더 증폭되었다고 하는게 낫겠군요.
인간의 존엄성이란게 정말 있는가 라고 누가 묻는다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 같습니다라고 하는게 아니라 없다라고 해도 무방하겠군요. 뭔가 면피성을 띄고 있는게 같습니다 일테니 말이지요.
인간따위에게 무슨 존엄성이 있어라고 말하면 사실 천박하거나 뭔가 폭력적인 사회부적응자의 소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 그러하다고 봅니다.
이건 눈에 보이는 현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낸 사상적 개념이니까요. 이 존엄성에 따라 인문주의나 인도주의도 나오고 인내천이란 개념도 생겼겠지요.
따지고 들자면 이야기야 한없이 늘어집니다만 인간은 재미난 동물입니다. 환원주의식으로 말하면 몇백그램씩의 원소기호로 치환되는 존재이고 여기에 그 실체가 정확하지 않은 영혼이라는 개념이 들러붙은게 아닐까요?
써로게이트는 그 자체로는 영혼이 없습니다. 그저 OS가 없는 로봇일 뿐이죠. 인간의 사념이 전자파화되어서 써로게이트의 OS가 되는 것을 보면서 "저 써로게이트는 공각기동대의 의체보다 좀 떨어지는 기종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각기동대의 의체는 전뇌에 고스트(영혼 - 인간의 영혼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의식 그 자체란 개념이죠. 공각기동대의 설정에서도 인간의 영혼이란 것은 정확하게 규정되지 않았으니까요. 인형사의 영혼이라던가 타마고치의 진화형 OS등이 나오긴 하지만요)를 집어넣어서 완벽한 기계몸의 인간이 되는거죠.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 나오는 레플리컨트와는 틀리지요.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꿀까요? 아니면 살아있는 양을 꿈꿀까요?
공각기동대의 의체들은 서로를 인간으로 느낄까요?
내 생각은 안드로이드들도 살아있는 양을 꿈꾸고 의체들끼리도 서로를 살아있는 인간으로 느낀다입니다. 영혼이라는 불가해한 개념때문이죠. 인공지능도 스스로가 살아있다고 규정하게 되면 그것은 생명이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써로게이트에서 써로게이트는 그저 로봇일 뿐입니다. 인간이 꾸는 꿈이겠죠. 써로게이트의 설정에서 조금 더 발전했다면 어떤 미친 놈이 스스로의 영혼을 써로게이트에 완전 이식하는게 될 겁니다. 그럼 바로 공각기동대의 의체가 되는 거죠. 이식이 유행하게 된다면 의체화한 인간들과 원판 인간들끼리 다시 의식의 충돌이 생길 것이고 전쟁이 날 거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아 물론 수많은 설정이 존재하게 됩니다. 규제 법안이라던가 등등등등 말이죠.
아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 말했죠. 그것이 사상적 개념이라고도 규정했구요. 그렇습니다. 써로게이트나 블레이드 러너나 공각기동대나 모두 사상적 개념을 둘러 싼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개념인식은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거겠죠. 어떤 개념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다수의 인간들에게 무리없이 인정받을 때의 여러가지 이야기인 겁니다.
자신의 인식을 얼마만큼 넓힐 수 있는가가 결론입니다. 이 개념 저 개념 중에서 무엇을 지우고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가?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신은 있는가 없는가 천국과 지옥은 있는가 없는가 영혼은 있는가 없는가 두개골의 모습이나 유전자의 발현 유무로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할 수 있는가 없는가 과연 사람은 착하게 태어나는가 악하게 태어나는가 등등등이죠.
그리고 이러한 개념 인식으로 인한 행동의 차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이득과 결합하면 어떻게 변화하는가 등이죠.
뭐 결국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탑재한 매트리스 속에서 움직이는 써로게이트라고 말하면 너무 암물하다고 생각됩니다만......
모든 생명은 존귀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모기를 때려잡는 것과 상충되지는 않죠.
모든 생명은 존귀해, 나의 생명과 모기 하나의 생명은 동일한 무게야. 우린 모두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어 인 겁니다. 내가 너를 죽일 수 있다면 너도 나를 죽일 수 있다.
암울한가요? 뭐 인생은 암울한 겁니다. 현실은 시궁창인 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보면 뭔가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시궁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을 얻죠. 그래봤자 오분이면 사라지지만 하하하.
# by | 2009/10/26 00:38 | 보고즐긴것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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